아침 6시에 아랫집 할머니와 콩밭에 갔다.

7시에 할머니 세분이 합세. 다섯명이 밭을 맨다. 고랑이 길어 한 고랑을 매는데 족히 2시간은 걸린다.

할머니 네분이 일렬로 하하호호 재미나게 밭을 맨다.

어제 처음 만난 78살 할머니가 79살 할머니에게 '언니, 언니'하면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이 할머니들이 드시는 것도 보통이 아니다.

어제 3분이 불고기 6인분을 드시고, 밥도 한사람이 두공기씩 드셨다.

고기 놓고, 고추장 한숫갈 놓고, 슥슥 비벼드시는 것 보면 이건 아주 청년이다.

 

이렇게 할머니들이 들어서야 밭의 형태가 잡힌다.

작년에 일명 '싹쓸이파' 할머니들을 본 적이 있다.

이웃 마을에 사시는 분들인데, 20명이 한팀으로 다닌단다.

1000평 옥수수밭. 옥수수 따고, 뽑고, 걷어내는 걸 순식간에 한다.

이 분들은 정말 큰일 났을 때 부른단다.

하긴 일당 3-4만원씩 계산하면 참 두번에 밥값까지하면 몇 십만원이 금방 날라간다.

옥수수 1000평 해서 본전도 못찾는다.

하루종일 땀 뻘뻘 흘리면서 일하고, 3-4만원 드리면 왠지 미안하다.

하지만 그 이상 드리면 수지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

 

콩밭은 빨리 매야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몇배씩 더 힘들어진다.

내일 아침 6시에 콩밭에 가야한다. 잠시 틈을 내 감자밭을 깍고, 트랙터를 불러야 한다.

일요일까지 밭을 갈아 두어야, 훌쩍 커버린 들깨를 심을 수 있다.

종종 거리니 시간은 잘 가지만, 꼴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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