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5일 오늘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예산 공주대학 캠퍼스에서 토종종자씨드림 2010년 정기모임을 했다.

토종종자를 연구하는 안완식씨가 가진 보유종자 600여종 씨앗나눔식과 각자 가지고 온 씨앗을 나누었다.

 

요즘 농촌에선 거의 씨앗을 사서 심는다. 물론 할머니들이 조금씩 씨를 받아서 하는 토종종자도 존재한다.
그러나 소위 돈을 위한 농사에선 필히 씨앗을 사서 심어야 한다.
우리 동네에서 씨앗 보물상인 아랫집 할머니도 "고추씨는 사서 심어야 해!"라고 말씀하신다.

당연히 사서 심는 농사는 잘 된다.
발아율도 뛰어나고, 소출도 많이 난다. 이것을 F1종자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그 다음해엔 50%도 발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매 해 씨앗을 사서 심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지금도 비싼 씨들이 등장한다. 파프리가 몇십알이 5-6만원을 하고, 양파는 한깡통에 7만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고추씨도 비싼 것은 5만원이 넘는다.
물론 천원 이천원짜리 씨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싸다고 사서쓰기 시작하면 그것에 익숙해지고, 나중엔 가격이 비싸도 사서 써야한다.
그리고 누가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씨앗은 아무나 팔지 못한다. 허가받은 종묘상에서만 팔 수 있다.

 

그러나 돈의 문제를 떠나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F1종자가 새끼를 치지 못한다는 거다.
우리가 예전부터 먹어오던 토종은 다음 세대를 몸속에 품고 있다. 그러나 F1종자는 자기 몸속에 다음 세대를 품지 못한다.
이러한 것을 사람이 계속 먹으면 어떻게 변할까?
아무 상관 없을까? 아니면 한동안 시간이 지나 다음 세대에서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을까?

 

우리는 가장 깨끗하고 좋은 상태의 음식을 먹고자 한다.
무언가 불안하고 확신이 없으면, 왠지 썩 내키지 않는다. 그러니 업체에선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유전자조작농산물을 꺼린다.
그러면서 F1종자에 대해선 왜 불안해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아마 기존의 농산물 생산과 소비체제로는 절대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해도 대책이 없는데, 입아프게 말하면 무엇하는가?

 

올해부터는 농사를 짓는데 있어 토종종자를 많이 늘리고자 한다.
어차피 우리 회원들은 크기, 모양, 색깔, 무게들을 따지지 않으니까. 난 그렇게 할 수 있다.
난 예쁘게 농사 잘 지어서 어떻게든 팔아야 하는 처지가 아니니까 할 수 있다.
당연히 우리 가족에게 다음 세대에 열매를 맺지 못하는 농산물을 주는 건 별로다.

 

어쩌면 이 씨앗이 토종이냐, 아니냐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차피 지금 우리가 먹는 많은 농산물이 외국에서 들어와 토종이 되었으니까.
오히려 큰 문제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이 씨앗이 F2, F3가 가능한가이다.

 

올해 꼭 필요한 씨앗은 사서 쓰지만,  토종종자를 우선하겠다.
올해 구해온 토종종자가 양이 적으면 증식해, 내년에는 나눔박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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